뻘글

서든어택이 인기몰이를 하게 된 배경이랄까...

Induky 2010. 3. 5. 16:08

어딘가에 누군가가 적어두셨더라고요.

서든어택이 왜 인기가 있는가..

 

그건 단순히 하나의 원인만 있는건 아닙니다. 요즘에야 사양 덜먹고,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포인트입니다만

서든어택 초창기에는 사정이 달랐습니다.

 

이건 서든어택이 나오기 이전부터 나올 무렵까지의 스토리입니다. 대충 읽으셔도 상관 없어요.

 

서든어택이 나오기 이전... 그러니까 2000년대 초반만 해도 FPS게임 하면 '카스' 하나만 믿고 갈 정도로 카스의 위치는 절대적이었습니다.

그 이전의 레인보우식스 시리즈가 있긴 했습니다만 레인보우식스는 초심자로서는 어렵기도 하고(사기적인 하트비트 센서야 뭐... 할말 없음. 게다가 총 한발 맞으면 그냥 누워야 하는 것도 그렇고...) 후에나온 확장팩 및 후속작들이 죽을 쑤는 바람에 인기가 시들해졌습니다.

그리고 당대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던 CCR의 포트리스2는 갑자기 CCR이 미쳐버리는 바람에 PC방 과금정책을 시도했고(IP당 정액제가 기본, 개인유저들에 대해서는 계속 무료화 정책.), 그에 반발한  PC방 업주들이 포트리스2 불매운동을 벌이는 바람에 인기가 팍 꺾였죠. 왜냐면 당시 게임은 PC방에서 많이 했으니까요. 요즘처럼 평균적인 컴퓨터 사양이 높지 않았을 때이니...

 

아무튼 당시 게임계는 본좌 스타크래프트, 리니지를 필두로 해서 퍼즐은 테트리스, 포트리스2가 있었고 FPS는 카스가 있었습니다.

카스가 당시 얼마나 인기가 있었냐면 2000년대 초반 당시 현재 서든어택의 점유율에 맞먹는 정도의 좌석점유를 할 정도였으니까요. 사실 카스가 처음에 실행하기가 좀 까다로웠습니다. 하프라이프 설치 후 카스를 설치를 해야 했고(나중에는 카스만 독립적으로 패키지로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패치도 따로 구해서 설치 해야되는데다 중요한건 서버목록도 따로 구해야 했으니까요. 왜냐면 당시 서버 검색 필터가 너무 허접해 서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진입장벽을 뚫고 카스는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었고, 그 절정기는 1.5버전이였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카스는 1.5때가 제일 재밌었어요.

 

그러다 카스가 몰락하게 된 계기는 돈독오른 밸브때문인데, 2004년 정도였나? 그때 밸브가 스팀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내놓게 됐습니다. 요즘에야 스팀 플랫폼이 여러 게임사에게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만 당시로서는 스팀이라는 플랫폼을 꺼려했습니다.

아무튼 그러면서 기존의 밸브 게임들을 죄다 스팀으로 이식하기 시작했는데, 그러면서 카스 역시 1.6으로 버전이 업그레이드 되었죠. 카스 1.5에 비해 카스 1.6은 오히려 퇴보한듯 보였습니다. 타격감도 그닥이였는데 평균적으로 프레임도 많이 떨어졌거든요.

여기서 밸브가 결정적인 타격을 입힌게 '원넷 폐쇄'입니다.

원넷이 요즘으로 따지면 마스터 서버인데, 카스 1.5의 모든 서버는 원넷을 통해 검색이 되었고 그에 의해 서버에 접속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유저들은 '원넷 폐쇄'에 맞붙어 원넷을 대체해서 접속하는 툴을 만들어서 1.5가 유지가 되긴 했습니다. 아직도 극소수는 1.5를 플레이 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기존 1.5유저들의 상당수가 떨어져나갔는데, 거기에 한술 더떠 밸브가 또 한건 해낸게 PC방 과금 정책입니다. CCR의 전철을 그대로 밟게 됐죠. 당시 대행사였던 스타일 네트워크는 그때 엄청난 욕을 들어먹으면서도 꾸준히 추진한 결과...

기존 카스 유저들이 대부분 떠나고 그러면서 다른 게임을 찾기 시작했습니다.(여기서부터 본론이네요)

 

그래서 찾아낸 게임이 '스페셜 포스'입니다. 뭐... 카르마의 신화를 잇느니 뭐니 하면서 X소리 했는데 그건 알바 아니고... 일단 PC방에서 카스를 대체해서 할만한 게임이라 생각해서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스포가 한동안 인기몰이를 했습니다. 기존 카스유저들을 많이 흡수했거든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스포가 그렇게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게임은 아닙니다. 스포 열심히 하시는 분들껜 죄송합니다만... 총쏘는 것도 카스와는 너무 다르긴 했지만 여러가지 버그도 그렇고 30fps에 맞춰진 그 눈아픈 장면과 함께 조악한 그래픽으로 인해 대체재가 생기면 바로 떠날 수 밖에 없는 요소를 가지고 있었죠.

그러다 서든어택이라는 게임이 "마침! 절묘한 타이밍에! 기다렸다는 듯이!" 나오게 됐습니다.

그래픽은 솔직히 말하자면 카스보단 떨어지면서 스포보단 나은 정도의 수준이였습니다만, 여러모로 카스와 비슷한 점이 많았습니다. 일단 설정부터 카스의 많은 요소를 가져왔죠(....)

게다가 스포보단 훨씬 쉽고, 익숙했습니다. 그리고 넷마블이 머리를 잘쓴게, 절대 PC방 유료화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공언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PC방에서는 너도나도 서든을 밀어주기 시작했습니다. 아시나요? PC방에서 밀어주면 인기 없을 게임도 인기몰이 제대로 합니다. 그 증거가 아이러니하게도 '포트리스2'입니다.

아무튼 서든어택은 그래서 초반부터 성공을 거둡니다. 그럴 수 밖에요. 대체재도 없거니와 많은 사람들이 익숙했던 카스와 가장 비슷한 게임이니 말입니다. 게다가 PC방에서 맘편히 할 수 있고.

그런데 재밌게도, 만약 서든보다 더 좋은 그래픽에 더 나은 게임이 나왔다면 서든의 위치가 흔들릴법도 했는데 서든은 운빨이 너무 좋았습니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대체할 게임이 '하나도' 안나왔다는 거죠.

만약 현재의 '카스온라인'이 그 사이에 나왔다면 지금의 서든인기는 없었을겁니다. 아마 카스온라인과 서든이 양분했겠죠.

 

아니, 작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카스온라인이 '카스 1.6'이 아닌 '카스:소스'를 가져왔다면 상황은 또 달라졌을겁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카스 1.6을 그대로 가져왔더라고요. 정말 어이없게시리...

 

그래서 결론은...

운빨이 너무 좋은 게임이어서 인기가 많다는겁니다. 그 뒤에 나올 이유가 쉽고 많은 사람들이 하기 때문이겠죠.